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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부활 제3주일에 공동체 가족에게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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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장 댓글 1건 조회 2,567회 작성일 2020-04-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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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부활 제3주일             2020426

1독서: 사도 2,14.22-33 2독서: 1베드 1,17-21 복음: 루카 24,13-35

 

어느듯 4월도 마지막 주에 이르렀습니다. 꽃은 활짝 피고 나무는 푸르름을 더해 가니 완연한 봄이 분명한데 날씨는 제법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해 줄 분이라고 믿었던 스승을 잃고 낙담한 채 길을 걷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함께 걸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복음은 그 이유를 그들의 눈이 가리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여정에 나타나시어 함께 길을 걸어가셨듯이, 예수님은 우리의 인생 여정에도 다가오셔서 함께 걸어가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을 알아 뵙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도 눈이 가리어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욕심과 욕망일 수도 있고, 미움과 분노일 수도 있으며 허영과 교만일 수도 있고, 집착과 질투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게으름과 무관심으로 우리 눈이 가리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활하시어 우리 가운데 살아계시고, 우리 삶의 자리로 다가오셔서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알아 뵙기 위해서는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치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겠지요.

그 다음부터 이어지는 복음의 내용은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을 치우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물음에 답을 하고 예수님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면서 그들은 눈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성경에서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설명해 주시자 그들의 눈은 더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셨을 때 그들은 비로소 눈이 완전히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함께 자리한 공동체 가운데로 다시 나아갔을 때 그들은 자기들이 본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보면 예수님과 나누는 대화인 기도와 성경 말씀, 그리고 성찬례를 통해서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들을 제거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 말씀이 자리하고 있는 공동체 안으로 지속적으로 발길을 돌리고 공동체 안에 머물 때 우리 눈이 참된 것을 보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하고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가 공동체 미사를 드리지 못해서 안타깝고 속상했던 것은 이렇게 주님을 만나고 알아뵙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들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조금은 진정되어서 성모님의 달 5월부터는 공동체가 다시 모여서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말씀을 나누고 성찬의 식탁에서 주님의 몸을 나누는 이 일들을 통해서 우리의 눈이 열리고 밝아져서 주님을 더 잘 알아뵈옵고 주님을 향한 열정이 타오르기를 소망해 봅니다.

또 한 가지 함께 묵상할 부분은 제자들이 예수님에 대한 막연한 끌림이나 마음이 뜨거워지는 느낌에서 결정적으로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는 순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가 되는 일이 무엇이었나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자들이 예수님을 붙들고서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하고 청하며 예수님을 맞아들였다는 사실입니다. 나그네처럼 보였던 예수님이 날이 저물었는데도 계속 길을 가시려는 듯이 보이자 따뜻한 마음으로 나그네를 자기의 집에 묵어가도록 초대하고 호의를 베푼 그 사랑이 있었기에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심판에 관한 말씀에서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을 치우고 눈이 제대로 열리기 위해서는 그냥 기도만 하고 말씀을 듣고 머물러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 말씀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와 말씀 묵상을 통해 깨달은 바를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게 되면 우리 눈이 열려 성찬 가운데서 빵의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을 제대로 알아 뵙게 될 것입니다. 내 몸 안으로 오시는 그분을 알아 뵙고 완전한 합일을 이루게 되면 나는 이미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알아 뵙지 못하도록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잘 살펴보고, 자주 예수님과 대화하고 그분이 들려주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눈이 열리도록 합시다. 그리고 열린 눈과 마음으로 성찬례에 참여함으로써 주님을 제대로 만나고, 공동체 가족들과 함께 하는 가운데서 내 신앙의 확신을 얻을 수 있도록 합시다.

 

부활 제3주일에 본당신부 드림


댓글목록

천경선님의 댓글

천경선 작성일 2020-04-25 17:19

멋진강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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