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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공동체 가족들에게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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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장 댓글 0건 조회 544회 작성일 2020-04-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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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2045

1독서: 이사 50,4-7 2독서: 필리 2,6-11 복음: 마태 26,14-27,66

 

이제 어떤 말로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공동체 미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때만 해도 한두 주만 지나면 상황이 나아지겠지 했는데 벌써 40일이나 지났습니다. 제가 117일에 부임해서 40일 정도를 여러분과 함께하다가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었으니 여러분을 뵌 시간과 뵙지 못하고 보낸 시간이 같아져 버렸습니다. 지난주에 인사드릴 때 더는 미사 재개가 연기되지 않고 성주간에는 꼭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렸는데 안타깝게도 공동체 미사 재개가 다시 연기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정해진 날짜도 없고 하니 마음이 무거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만의, 몇 나라만의 어려움이나 고통이 아니고 모두가 힘든 상황에 놓여 있으니 기도 가운데에서 인내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이고 보니 신앙과 인내는 똑같은 태도를 일컫는 서로 다른 두 이름일 수 있다.”는 어느 책에서 본 글이 더 크게 와닿습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인 오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듣습니다. 예수님의 긴 수난기를 읽으면서도 인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죽음에 이르는 수난의 길에서 얼마나 많이 인내하셨을까요? 당신을 팔아넘기는 제자와 당신을 모른다고 부정하는 제자의 배반 앞에서 인내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의 거짓 증언 앞에서도 인내하셨고, 정치적인 이유에서의 그릇된 판결 앞에서도 인내하셨습니다.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 앞에서도 인내하시고, 몇 번이나 넘어지시는 십자가의 고통 앞에서도 인내하셨습니다. 마침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도 엘리 엘리 레마사박타니!”하고 부르짖으며 인내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모진 고통 속에서도 인내할 수 있었던 이유가 오늘 독서 말씀들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버지께 대한 믿음과 아버지의 뜻에 대한 순종 때문이었습니다. 첫째 독서에서 고통받는 주님의 종은 극심한 모욕과 수모와 고통과 굴욕 속에서도 주님께서 도와주고 계심을 알고 있기에, 자기 앞에 닥친 운명을 거역하지도 않고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오직 주님께로 향한 채 자신에게 닥치는 악에 맞섭니다. 이 고통받는 종이 곧 예수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 독서에서 보면 그리스도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당신 자신을 비우고 낮추셔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원하셨기에 그 뜻에 순종하셔서 자신을 비우고 십자가의 길을 가시고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수난을 앞두시고 괴로워하시면서도 몇 번씩이나 자기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는 순종과 어떤 순간에도 아버지께서 함께하시며 지켜주신다는 믿음이 있으셨기에 예수님은 그 모진 수난 가운데서도 인내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불평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우리 구원을 위해 가장 사랑하는 외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인내하며 주님의 뜻을 찾는 데 열중하고 그 뜻에 순종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교가 제시하는 하느님은 우리에게 아무런 역경 없는 삶을 선사하거나 역경에 부닥쳤을 때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고통스러운 물음에 즉각 만족스러운 답을 주는 하느님이 아니며, 어둔 밤이 뒤따르지 않고 낮만 계속되리라고 약속하지도 않는다. 그런 깜깜한 밤에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것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건네는 약속의 전부다. 우리는 이 약속에 의지하여 우리의 어둠과 무거운 짐을 견딜 뿐 아니라, 타인들, 특히 그분의 약속을 듣지 못했거나 받아들이지 않은 이들도 견딜 수 있도록 도울 힘을 얻어야 한다.”(토마시 할리크, 하느님을 기다리는 시간p.130)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본당신부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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